흥남 본당(함흥교구)

거대 도시에 꿈꾸던 복음화

1920년대.

세계 2위 규모의 비료 공장, 그리고 인구 5만 명을 자랑하던-

그곳은 대도시 ‘흥남’이었다.

지역의 복음 가능성을 기대한 원산 교구는 그곳에 공소를 건설했다.

예상대로였다. 신자 수는 점차 증가해 100여 명에 이르렀다.

이에 1935년, 사우어 주교는 영흥 본당의 히머 신부에게 본당 부지를 물색하게끔 했다. 히머 신부는 곧 흥남 읍내에 부지 2,000평을 매입했다.

그리고 1935년 이루어진 ‘흥남 본당의 설립’.

히머 신부가 초대 주임으로 부임한다.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성당

히머 신부는 곧바로 성당 신축에 착수했다. 1936년, 성당과 사제관이 완공됐다.

그리고 그는 해성학교 설립을 계획한다. 그의 추진 아래 이듬해 5월에 이루어진 개교. 전교생의 수는 약 150명. 1, 2학년만으로 시작된 2부제 수업.

히머 신부의 강한 추진력만큼, 본당의 교세는 빠르게 성장했다.

그리하여 1937년, 본당의 신자 수는 400여 명에 이르렀다.

굴하지 않는 신부, 그러나

“사설 학원을 폐지하라.”

일제 말기, 2대 주임으로 부임한 구대준 신부의 재임 시절 다가온 위기였다.

구 신부는 개의치 않고 해성학교를 운영했다. 또한 1944년, 2층 사제관에 ‘대건의원’을 건립했다.

그의 의지는 굳건했다. 그러나 신부들의 강한 의지가 닥쳐오는 위험 상황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1949년 5월. 어두컴컴한 새벽.

본당에 검은 무리들이 나타났다. ‘정치 보위부원’이라는 이름 아래 그들은 너무도 차가웠다. 구 신부의 뒤를 이어 부임한 피셔 신부는 그렇게 납치됐다.

납치, 그 후의 모습은 알 길이 없었다.

그렇게 흥남 성당의 마지막도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