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 본당(함흥교구)

산악 지방의 복음의 씨앗, 그 생명력

깊은 산악 지대에도 복음의 씨앗이 존재했다.

그러나 1866년, 병인박해는 많은 신자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복음의 씨앗은 제대로 피워지지 못한 채 그 모습을 감추었다. 보천교, 정도교. 이곳저곳에서 신흥 종교들이 등장했다.

그러나 가톨릭 신앙이 다시 전파되기 시작했으니, 덕원 수도원의 활동이 그 촉발점이 되었던 것. 그 곳의 사람들은 신부들이 오기 전, 교리 문답을 배우고 있었다.

덕원 본당의 ‘자(子’) 본당, 영흥 본당

복음의 전파 아래 1930년.

덕원 본당의 첫 번째 ‘자 본당’이 설립됐으니 그것이 ‘영흥 본당’이었다.

히머 신부가 초대 주임으로, 슈테거 신부가 그의 보좌로 부임했다.

히머 신부는 공소 방문을 전담했으며 슈테거 신부는 시내 신자들의 사목, 소학교에 전념했다.

영흥 성당, 신앙의 부흥

1932년, 새 성당과 사제관이 신축됐다.

두 신부의 노력은 교세의 큰 확장으로 이어졌다.

설립 당시의 ‘60명’에 불과했던 신자 수. 1932년 ‘120명’의 영세자를 기록하던 본당은 약 3년 후 1,000명이 넘는 영세자를 배출했다.

사제관에 마련된 학교는 150명의 학생 수를 제한했다. 하지만 지원자는 그를 훨씬 웃돌았다. 야간 학교는 마침내 학생 수 300명에 이르렀다.

한편 히머 신부가 북청 본당으로 전임되어 슈테거 신부가 이어 부임했다.

그가 13년 간 재임하며 개설한 공소는 무려 23개에 달했다.

슈테거 신부는 또한 ‘어린이 신앙’에도 힘을 쏟았다. 1935년 원산교구 제1회 가톨릭 소년 운동회 우승이 그 계기가 되어 이듬해 가톨릭 소년회를 창립한다. 이는 어린이 신자 교세 확장에 큰 영향을 끼쳤다.

기쁨 뒤에 따른 비극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만 같았던 기쁨의 시기였다.

그러나 그 평온함을 깨뜨리는 위기가 엄습했다.

광복 후 북한 공산 정권의 교회에 대한 탄압이 시작됐다.

사우어 주교, 덕원 성 베네딕도 수도원 원장 로트 신부, 부원장 슐라이허 신부, 그리고 덕원 신학교 교수 클링사이즈 신부.

1949년 5월 9일. 이들이 모두 체포됐다.

그리고 이틀 뒤, 슈테거 신부의 연행 소식이 전해졌다.

부흥했던 시간이 무색할 만큼, 쇠퇴는 한 순간에 이루어졌다.

슈테거 신부는 시신이 되어 돌아왔다.

그와 함께 영흥 본당의 신앙의 생도 마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