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본당(평양교구)

‘은산’으로부터의 복음

1890년 말, 은산 공소가 있었다. 신자들은 문맹 퇴치 사업을 위해 합심하였고, 1908년 순천군에는 보덕학교, 보창학교, 성명학교가 설립됐다. 하지만 재원이 부족했다. 1911년 모두 폐교됐다.

평안지역 교구 설정 책임자인 번 신부와 영유 본당 주임 모리스 신부는 평안남도 동북 지방을 개척하기를 원했다. 이에 1926년, 순천군 은산면 조산리에 ‘은산 본당’을 설립한다. 신자 수는 200여 명에 이르렀다.

“좋은 곳이 있소. 본당을 이전 합시다”

한편, 교구에서는 또 다른 제안이 나왔다.

지리적 요충지에 눈을 돌렸다.

평양 서포역과 함남 고원역을 잇는 평원선.

그리고 멀리는 중국 지린성 지안시까지 이어지는 만포선.

두 선이 교차하는 분기점, 순천.

교세의 확장이 필요했던 당시, ‘순천’이야말로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 결과 1928년, 순천읍으로 본당이 이전된다.

‘순천 본당의 설립’이 이루어졌다.

순천 본당으로서의 재시작

순천 본당의 초대 주임으로 크레이그 신부가 부임했다. 관상리 일대에 부지를 매입하여 한식 성당과 사제관을 신축했다. 이어 2대 주임 마커 신부는 교리 학교를 운영했다. 그는 신자들의 영적 충실을 도모했다. 또한 각 공소의 강당을 신축하여 교리 공부와 문맹 퇴치 사업에 힘썼다.

이에 본당은 설정 5년 만인 1933년에 공소 20개소, 신자 600여 명에 이르는 공동체로 성장한다.

본당에서 공소로, 그리고 저 너머로

그러나 관할 구역이 너무 넓어 사목에 어려움이 뒤따랐다.

이에 1936년, 성천 공소를 본당으로 승격시키고, 성천군·강동군·양덕군·맹산군의 일부 지역을 이곳으로 이관한다.

한편 3대 주임 크래머 신부가 신병으로 적극적인 사목을 전개하지 못하고 귀국함에 후임으로 홍용호 신부가 부임하여 사목에 주력했다. 그로 인해 1940년부터는 교세의 큰 확장을 이뤘다.

이후 1944년, 5대 주임 장두봉 신부의 재임 시절, 일제의 탄압이 가중됐다. 사목 활동이 크게 위축됐다. 이후 장두봉 신부가 강계 본당으로 전임되자 순천 본당은 기림리 본당 관할 공소로 격하된다.

그리고 1949년 겨울, 공산 정권의 탄압으로 기림리 본당이 폐쇄됐다.

순천 본당도 그와 운명을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