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본당(평양교구)

첫 신자...

1895년 가을, 평양 본당 안. 한 남자가 세례를 받는다.

‘시메온’, 그의 두 번째 이름을 부여 받는다. 남자는 본명은 현승구.

강서군 복음화의 씨앗이 된 사내였다.

마산 본당의 출발

1926년 설립된 ‘마산 본당’. 초대 주임은 부스 신부.

원당리 마산장 소재의 130평 대지와 사가가 매입됐다. 임시 성당이 수리되고 사제관이 신축됐다. 공간적 환경이 갖추어졌다.

이어 2대 주임 클리어리 신부에 의해 성당 증축, 공소 강당 개조가 이루어졌다. 그는 본당과 공소 회장단 및 일반 신자들을 대상으로 피정을 실시하고 지방 공소를 개척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13개의 공소, 850명의 신자.

가난한 자들을 위하여

콘너스 신부가 주임을 맡을 시기였다. 1년 반 동안의 사목 기간 영세자만도 300여 명이나 됐다.

하지만 그에게 근심이 하나 있었으니, 가난한 농민들의 자녀들이 취학하지 못한다는 것. 안타까웠다. 이에 콘너스 신부는 생각한다.

‘그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직접 주는 것이 어떻겠는가!’

이에 개설된 ‘성 요셉 학원’. 그는 무료 교육을 실시한다. 또한 공소에도 간이 학교를 개설한다. 전교사들이 직접 관리에 들어갔다. 빈민 구호 사업은 많은 이들에게 천주교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교세는 급격히 확장됐다. 그 영향으로 임시 성당이 협소해지는 문제가 생겼지만 방편은 존재했다. 현승구가 기증한 대지 2,500평. 그 곳이 새 성당의 자리가 될 것이었다.

탄압, 아무도 모르는 그 이유

1940년, ‘첫 한국인 사제’ 강현홍 신부의 부임.

하지만 그와 동시에 찾아오는 위기는 아무도 막을 수 없었다.

‘태평양 전쟁 발발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평양 지목구의 성직자 부족’

강 신부는 마산본당 뿐 아닌 영유 본당과 숙천 본당까지 사목해야 했다. 몸이 열 개 라도 부족했다. 계속되는 전쟁 상황 속에서 일부 공소는 그 자치 능력을 잃었다. 폐쇄를 피할 수 없었다. 일본 경찰의 감시에 짓눌렸다. 본당은 침체됐다.

이후 8대 주임 강영걸 신부의 재임 시절, 강서 본당과 마산 본당이 통합된다. 광복 후 수립된 공산 정권. 이는 본당 활동을 더욱 위축되게 만들었다.

그러던 1949년, 본당에서 운영하는 성모학원 건물을 양도하라는 제안이 들어온다. 대답은 완강했다.

‘거절’.

그것이 이유였을까. 무엇의 문제였을까.

감시와 탄압이 가중됐다. 미사를 제외한 모든 활동이 마비됐다. 성직자들이 속속들이 연행되고 납치됐다.

하루하루가 처절했다. 마산 본당의 새벽 미사에는 매일 180여 명의 간절한 마음이 모였다. 신부를 보호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1950년, 간절함이 허망함으로 무너져 내렸다. 강영걸 신부는 마산 본당의 마지막 주임 신부가 되어 버렸다. 그가 체포됨으로써 마산 본당은 신자들의 기억 저편에 그 이름만을 새겼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