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포 본당(평양교구)

남산리로부터 불어온 복음

평양 본당에 속해있던 서포 지역. 1899년, 순안면 남산리에 거주하는 박긍제가 르 메르 신부에게 세례를 받았다. 서포지역에 첫 복음이 전파됐다. 그리고 이듬해 남산리 공소가 설립되었다.

새롭게 지어진 교구청사, 그리고 서포 성당

1027년, 평양 지목구가 서울 대목구로부터 분리 설정되던 해. 초대 지목구장 번 신부는 서포 지역에 교구청을 건립하기 위해 신축 공사에 들어간다. 그리고 그의 후임 모리스 신부에 의해 1931년 연와제 교구청사가 완공되었고, 관후리 본당에 있던 교구청은 이곳으로 이전됐다.

하지만 그 뿐이 아니었다. 교구청 직원과 인근 신자들을 위해 교구청사 옆에 연와제 성당을 함께 신축했던 모리스 신부였다.

그렇게 ‘서포 본당’이 설립됐다. 곧 김성학 신부가 초대 주임으로 임명된다.

한편, 서포 지역 신앙의 출발점이었던 남산리 공소는 신자수가 증가하여 1930년에 30여 평의 강당을 신축했고, 서포 본당의 관할 공소가 됐다.

‘사제 부족’의 위기에 처하다

초대 주임 김성학 신부는 4년제 소의학원을 개설하는 등 본당 정착에 많은 노력을 쏟는다. 하지만 1년 후 그는 강계 본당으로 전임된다.

사제가 부족했다. 메리놀회 신부들이 임시 사목을 담당할 수밖에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1935년, 차례로 부임한 기본스 신부와 콜먼 신부마저 5개월 만에 전임된다.

다시 활기 찾은 서포 본당

그러나 1936년에 기본스 신부가 4대 주임으로 부임한 뒤 침체되었던 본당에는 다시 활기가 돌았다. 같은 해 5월, 교구 최초로 성체 거동 행사를 실시하였고, 1937년에는 석암리 공소와 학산리 공소를 설립하였다.

서포 본당 인근에서는 신부와 아이들이 언제나 어우러져 웃음 짓고 있었다. 아이들의 시선은 신부의 손에 들려있는 난생 처음 보는 네모난 물건에 머물렀다. 그 네모난 것에 담기는 초록빛 풀 하나에도 그 눈들이 초롱초롱 빛났다. 그렇게 성당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

다시 맞은 위기, 그리고 마지막

그러나 그 평화도 잠시 멈춘다. 태평양 전쟁이 일어나 메리놀회 선교사들이 강제 귀국 당한 것. 그리고 1942년, 영원한 도움의 수녀회 지도 신부가 서포 본당의 사목을 맡게 된다.

위기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1950년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녀회가 공산 정권에 의해 강제 해산된다. 또한 9대 주임 이춘근 신부는 순안 공소로 거처를 옮겼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공산군에게 체포된다.

그것이 서포 본당의 ‘마지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