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원 본당 (덕원 자치 수도원구) 

수도원 소속 본당

원산 대목구가 설정됐다. 이어 회령, 청진, 함흥 본당이 차례로 설립됐다. 그리고 네 번째, ‘덕원 본당’의 설립. 덕원 본당은 1927년 덕원으로 이전된 서울 베네딕도 수도원의 소속 본당으로 출발했다.

다베르나스 신부의 세 가지 정책

초대 주임으로 다베르나스 신부가 부임했다. 그는 전교에 중점을 두고 세 가지 선교 정책을 외쳤다.

첫째, 성직자의 공소 방문

둘째, 유능한 전교 회장의 육성과 파견

셋째, 야학의 설립 및 운영

그는 자신의 세 가지 정책 아래 적극적인 사목 활동을 전개했다. 그 결과는 가히 놀라웠다. 본당 설립 이듬해인 1928년, 신자수 380명, 예비 신자 19명, 공소 7개에 이르렀다.

특히 그의 세 번째 정책은 더욱 주목할 만했다. 대부분의 공소에 강당과 야학교를 설립하여 전교 활동을 활발히 수행했다. 학교 설립을 통한 선교사들의 교육 활동은 보다 많은 이들에게 천주교 교리를 전달할 수 있었다. 궁극적 목표는 ‘복음 선포’와 ‘신앙 공동체 건설’이었기에.

잠시 멈출 수밖에 없던 걸음

교우 수는 점차 증가했다. 그리고 1929년 성당 건립 공사에 착공하여 1931년 완공, 축성했다. 신자들을 모두 수용하지 못해 골칫거리였던 미사 장소의 문제도 해결됐다.

이후 덕원 본당은 계속되는 교세의 확장을 이뤘다. 그 영향으로 두 성당이 분리됐다. 1931년 영흥 본당, 1933년 고원 본당. 그러나 멈칫했다. 성직자는 제한되어 있었고, 본당 시설의 부족은 그 문제가 심각했다.

사라진 공간

멈춰진 걸음은 더 이상 앞으로 향하기 어려웠다. 1944년, 다베르나스 신부의 사망. 뒤를 이어 지베르츠 신부가 2대 주임으로 부임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일제와 공산당의 탄압이 계속되었다. 앞으로 나아갈 수 없게 멈춰진 걸음은 곧 서있을 힘마저 잃었다. 1949년 5월, 덕원 성당은 성 베네딕도 수도원과 함께 그 자취를 감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