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림 본당(서울대교구)

군수 공업 지대, 그곳의 본당

대단위 제철소가 들어서며 공업 지대로 변모한 지역, ‘송림’이었다.

1916년, 송림 공소는 황주 본당의 폐쇄로 사리원 본당으로 이관됐다. 김억범의 집에서 판공성사를 보았다. 얼마 되지 않아 신자 수가 100여 명으로 증가했다.

신자들은 자발적으로 기금을 모아 1919년, 학마산 기슭에 강당을 마련했다. 그리고 그들은 교구장 라리보 주교에게 청원했다.

“신부님을 파견해주십시오. 또한 성당이 자리할 부지가 필요합니다.”

그 결과, 양양 본당에서 사목하던 유재옥 신부가 1939년, 초대 주임으로 임명됐다. 동시에 송림 공소는 본당으로의 승격을 이뤘다.

위기를 극복하다

유재옥 신부는 성당 신축 공사에 착수해 성당 및 사제관을 완공했다. 이어 청년회, 성가대, 본사단 등의 단체들을 조직한 뒤 관내 10여 개의 공소를 중심으로 활발한 전교 활동을 전개했다.

그러나 광복 직전인 1945년 7월, 송림 성당에 위기가 찾아왔다. 총독부에 강점된 성당은 식민지 교육의 장으로 유린되는 것이었다.

서울교구장 노기남 주교의 강력한 항의가 이어졌다. 신자들의 마음도 모두 같았다. 사흘 만에 본당을 되찾았다.

홀로 남아 지킨 성당, 유 신부의 비극

이후 송림 지역은 공산 정권의 지배하에 놓였다. 유 신부는 이계광 부제와 김창린 신학생을 남하시켰다. 그리고 본인은 그 자리에 남았다. 성당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성당을 지키기에 힘이 부쳤다. 감시와 탄압이 날로 거세졌다. 월남하는 신자들이 많아지고, 남아있는 신자 수가 점차 감소했다.

그리고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한 날, 또 다른 비극이 이어졌다.

캄캄한 새벽, 북한군에게 납치된 유 신부. 그것이 신자들의 눈에 비친 그의 살아생전 마지막 모습이 됐다. 그해 10월 5일, 해주 모래밭에서 그의 심장은 ‘강제적 행위’에 의해 그 움직임을 멈췄다.

유 신부를 이어 사목을 담당할 신부로 김정진 신부가 임명됐다. 하지만 그의 부임은 볼 수 없었다.

본당이 폐쇄됐기에.